마음의 양식, 독서후기

조예은 작가의 <칵테일, 러브, 좀비> 독서후기

요모♡ 2025. 2. 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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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예은

출판사 : 안전가옥

 

 

<책 소개>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조예은 작가의 단편집이다. 미묘하지만 분명한 폭력을 감내해 왔던 여성 빌런의 탄생을 그린 초대, 물귀신과 숲귀신 사이의 사랑스러운 이끌림을 담은 습지의 사랑, 블랙 유머를 통해 가부장제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오컬트 좀비물 칵테일, 러브, 좀비, 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등 네 작품을 수록하였다.

 

Chapter1.〈초대

채원은 어렸을 적 억지로 회를 먹은 이후 17년째 목에 걸린 가시에 시달리고 있다.

남자친구 정현을 아끼던 마음에 균열이 생기면서 목구멍의 통증은 더해졌다.

정현의 마음에 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자존감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애쓰는 사람은 자신뿐이었던 것이다.

그 사이 채원 앞에 나타난 흐릿한 인상의 여자 태주는 정현의 핸드폰 메시지에서, 폐업한 리조트 광고지에서 모습을 보이며 서늘한 존재감을 더해 간다.

그러다 채원은 정현과 다툼을 시작하게 되고, 채원은 정현으로부터 위협을 느낀다.

태주와 아무 사이 아니라고 우기는 정현과, 채원을 초대하는 듯한 태주의 모습 속에서, 채원은 마치 태주의 초대를 받은 듯 그의 정체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채원이 태주의 초대를 받아 찾아간 리조트에서, 다른 이를 살인을 하고 기다리는 태주를 만나고, 태주는 그 긴시간 동안 목에 박혀있었지만, 모두가 없다고 부정해온 가시를 알아봐주고 드디어 가시를 뽑아준다.

태주의 도움을 받은 채원은 정현을 죽이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현실로 돌아온다.

 

☞ 눈앞에 나타난 태주, 사람을 죽이고 가시를 뽑아내준 태주는 정말 현실 속의 사람이였을까?

또한 가시는 정말 있는 것이였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어릴 때 회를 억지로 먹었어야 했던 것처럼 원치 않은 상황들에서 억지로 참아야 하고, 강요받았던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가시로 남아있었고, 그걸 해제하는 매게체를 태주라는 가상의 인물로 나타냈던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Chapter2.〈습지의 사랑

물귀신 은 인적 드문 하천에서 지루한 날들을 이어 가다 맞은편의 소나무 숲을 거니는 을 만난다.

물은 평소처럼 상대방을 놀라게 해 쫓아내려 했지만 숲은 반갑게 인사하며 웃음 짓는다.

그 이후 물의 마음은 숲으로 가득 차고, 둘은 종종 만나면서 가까워진다.

고즈넉했던 만남이 심각한 얼굴의 숲 출입자들 때문에 깨어지자, 물은 오래전 막 귀신이 될 무렵에 느꼈던 원망과 분노에 다시금 휩싸인다.

훼손되어 가는 숲 때문에 화가 난 물은 이제껏은 사람들에게 장난만 쳐왔던 것과는 달리, 훼손하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을 익사시켜 죽이고, 그들이 개발을 위해 망가트린 숲과 하천은 엄청난 폭우속에서 산사태를 일으켜 숲도, 물도, 마을도 없이 다 뒤집히고, 무너져 없어지고 만다.

 

☞ 난개발과, 그 속에서 소외되고 피해보는 사람들이 느끼는 분노가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Chapter3. 〈칵테일, 러브, 좀비

여느 때처럼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셨던 주연의 아빠는 좀비가 된 채로 집에 돌아왔다.

TV 뉴스에 나왔던 좀비 바이러스 1차 감염자들은 모두 사살되었다.

엄마와 주연은 정부가 조치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만이라도 아빠를 데리고 있기로 하지만, 이미 인간의 이성을 잃은 아빠는 엄마를 제 먹이로 삼으려 든다.

아빠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인은 나눠먹은 뱀술이였고, 뱀 속에 기생하고 있던 변형 기생충이 감염시킨 것이였다.

주연은 고집불통이고 가부장적이었던 아빠를 완전히 미워하지도, 사랑하지도 못한 지난날을 돌아보며 아빠와의 이별을 준비하던 중 아빠에게 물리게 되고, 자신도 좀비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불안감에 떨 때, 아빠를 죽이기 위해 섭외한 좀비 사냥꾼을 만난다.

저가인 대신 직접 쏘아야 하는 상황에서, 아빠에게 총을 쏘지 못하고 망설이던 주연 대신, 딸을 물어 좀비를 만들어버린 아빠에게 분노를 일으킨 엄마가 대신 아빠를 쏘아 죽인다.

그리고 엄마는 주연을 위해 아빠의 뇌속에서 나온 뱀의 한을 풀어주는 제사를 지내고, 주연은 그렇게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 아빠는 어디서나 존재하는, 옛날 아버지였다. 크게 사고를 치거나, 가정폭력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술을 좋아하고, 가부장적이며,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엄마와 주연을 힘들게 하는 사람.

주식으로 돈을 날리고도 당당하고, 엄마를 무시했으며, 외도를 하지만 어린 시절의 주연에게는 행복을 주었고, 착실히 급여를 가져다주었으며, 그걸로 주연이 무사히 성인으로 잘 자랄 수 있게 해준 사람.

주연과 엄마는 아빠를 사랑하기도, 원망하기도 하였길래 좀비인 아빠를 보내지도, 신고하지도 못한채 묶어두고 있다가 결국 보내게 된다.

우리가 겪어온 대부분의 가정의 모습이 아니였을까, 싶었다.

아빠는 우리를 부양하는 것으로 의무를 다하는 대신, 가부장적으로 굴며 우리, 특히 배우자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 상처에 아프다가도 가족이기 때문에 또 사랑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

 

Chapter4.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아버지가 어머니를 과도로 죽였다.

나는 그 과도를 받아 들고 아버지를 죽였다. 뒤이어 스스로를 죽이면서 한 가지 후회를 했다.

조금만 상황이 달랐다면 어머니는 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시간을 되돌려 줄까?”

나는 수개월째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

그는 몰래 내 자취방에까지 들어왔다.

옆 학교 남학생 덕분에 스토커에게서 벗어나게 되지만, 되돌아보면 그 남학생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시간을 되돌려 줄까?” 나는 앞으로 겪게 될 일을 모른 채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 결과로 나는 어머니가 죽기 직전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났고, 나는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내가 태어나기 전의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를 죽이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어머니는 스토커로 착각한 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다 아버지를 만나고, 그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를 죽인다.

그렇게 시작한 사랑으로 두 사람은 부부가 된 것이고, 어머니는 내가 자랄수록 나의 얼굴에서 자신이 죽인 스토커의 얼굴을 보며 괴로워 나를 외면해온 것 이였다.

 

☞ 사실 4개의 이야기 중에 가장 슬프고 가장 안타까웠던 이야기는 이 이야기였다.

친구의 친척 중에도 정말 젠틀하고 좋았던 분인데 사업 망하고 알콜중독이 되며 망가져버린 분을 보아서 현실성도 있었고, ‘사랑해서 지키려는 마음이 죽음을 연달아 몰고 오는 게 너무 잔인하면서도 슬펐다.

결국 벌어질 일은 벌어지지라며 웃는 잔인한 운명이 슬펐다.

 

 

☞ ☞ 이 책을 읽으며 생각 한 것은,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감정들이 불러오는 극단적인 결과들이였다.

애인의 가스라이팅이, 배우자의 무시가, 개발을 위한 자연의 파괴(그 속에 연인들의 사랑에 대한 방해), 죄책감 등이 불러오는 엄청난 결과들이 참 극단적이면서도 무서웠다.

오버랩 나이프를 제외한 모든 책의 시점이 여성으로 시작되고 있으며, 모든 인물의 아픔이 여성으로 시작되고 있어서, 작가는 소외받은 여성들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싶은게 아닌가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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